1. 뜻밖의 손님
문 앞에 선 소녀는 눈빛이 또렷했다.
“저는… 윤태석 씨와… 어머니의 딸, 윤하린이에요.”
영숙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쪽 어머니는 누구?”
“이은정… 아버지가 예전에 투자하던 회사 대표였어요.”
이름을 듣자, 영숙은 기억이 스쳤다.
이은정, 몇 년 전 회사 부도로 행방불명된 여자.
“그래서? 넌 뭐하러 온 거니?”
하린의 손이 떨렸다.
“아버지가… 제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주셨어요. 그런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저는 갈 곳이 없어요. 그리고… 제게도 유언이 있다고 하셨어요.”
2. 새로운 유언
하린은 봉투를 내밀었다.
“영숙에게.
이 아이를… 지켜줘.
하린이는 내 친딸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만든 빚 때문에 고아가 됐다.
네가 가진 재산 일부를 써서 아이를 대학까지 보내주길 바란다.”
영숙은 봉투를 덮었다.
“친딸도 아니라고? 그럼 네가 여기서 날 ‘엄마’라고 부를 이유는 없겠네.”
그러나 하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버지는 저를 친딸처럼 키웠어요. 그리고… 제게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모든 게 뒤집힌다고 했어요.”
3. 친자 스캔들
며칠 후, 충격적인 소문이 돌았다.
‘하린의 친아버지는… 윤준호?!’
준호 — 영숙의 아들, 태석과 영숙의 유일한 친아들이라 믿었던 인물.
이 소문이 터지자, 언론은 ‘형제가 아닌 부녀일 수도 있다’며 난리가 났다.
영숙은 분노와 혼란 속에 준호를 불러 앉혔다.
“너… 이 소문 어떻게 된 거야?”
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 말도 안 돼요. 저… 하린 처음 봤어요. 그런데…”
준호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버지가 몇 년 전, 저보고 하린이랑 결혼하라고 하신 적 있어요. 그게… 이상했어요.”
4. 진실을 파헤치다
영숙은 결국 DNA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 하린 ↔ 준호 : 부녀 관계 불일치
- 하린 ↔ 태석 : 친자 관계 불일치
- 하린 ↔ 지호 : 친남매
즉, 하린은 지호의 친여동생이었다.
그 말은 곧… 지호의 어머니, 비서 출신 윤미선이 하린을 낳았다는 뜻.
5. 폭발하는 전쟁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지호는 발끈했다.
“그건 거짓말이야! 하린은 우리 엄마 아이가 아니야!”
그러나 DNA 결과는 부정할 수 없었다.
수진은 방송에 나와 울며 말했다.
“태석 씨가 죽고, 모두가 서로 발톱을 세우고 있어요. 저는… 단지 사랑했던 남자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에요.”
영숙은 TV를 보며 콧웃음을 쳤다.
“사랑? 넌 그 사람 돈만 지켰잖아.”
6. 마지막 한 방
영숙은 하린을 불렀다.
“네가 원하는 건 뭐니?”
하린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집에서 살면 안 돼요? 여기가… 가족 같아서.”
영숙은 잠시 말이 없었다.
태석이 남긴 마지막 유언, ‘이 아이를 지켜달라’는 말이 떠올랐다.
“좋아. 대신, 너… 언론 앞에서 말해. 태석은 네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그리고 지호랑도 관계없다고.”
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7.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난 날 밤, 영숙은 휴대폰으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 미확인 번호
‘최영숙 씨, 남편의 진짜 유언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금고에 한 칸 더 있죠? 그걸 열면… 모든 게 바뀝니다.’
영숙은 금고 앞에 서서 중얼거렸다.
“태석아… 이거 시즌4 가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