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노화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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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노화는 선택이 됩니다

2035년,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아니, 늙고 싶지 않을 경우에만 늙지 않는다.

‘노화 억제 유전자 캡슐’은 생명공학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상품이었다.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비웃던 의사들조차 이젠 광고 모델로 얼굴을 내민다. **“나이? 숫자에 불과하죠.”**라는 문구 아래, 백발이 사라진 중년들이 싱긋 웃는다.

고작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거울 앞에 놓인 주름 하나에 하루 종일 기분이 흐려졌고,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서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제는 늙는다는 말이 낡았다. 60세도 30대처럼 걷고, 뛰고, 사랑을 한다.

그러나 묻고 싶다.
늙지 않는 삶은 정말 행복한가?
노화가 사라진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가?


젊음을 되찾은 부모, 혼란스러운 자식들

지금, 60세의 어머니가 30세의 외모를 가졌다.
하지만 그녀의 딸은 32세다.

지하철에서 함께 서 있던 두 사람을 보고 누군가 말한다.
“언니랑 동생이세요?”

그 말에 어머니는 활짝 웃는다. 딸은 웃지 않는다. 그녀는 갑자기 ‘늙는 역할’을 떠맡은 기분이다. 시간의 무게가 어머니보다 자신에게 더 많이 실려 있다는 사실이 어딘지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10년 전만 해도 ‘엄마가 늙어간다’는 것이 아프고 슬펐지만, 지금은 ‘엄마만 젊어진다’는 것이 서글프다.

사람들은 노화를 멈추며 젊음을 되찾았지만, 세대 간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인생의 리듬은 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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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꽃이 아름답기만 할까

식물은 시들고, 해는 지고, 사람은 늙는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 순리를 멈추기 시작했다.

노화는 더 이상 ‘필연’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70세에도 20대처럼 피부는 팽팽하고, 근육은 단단하다. 관절도, 머리카락도, 눈동자도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하지만 늙지 않는다는 건, 떠날 준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먼저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노화는 삶의 끝을 준비하는 신호였고, 우리는 그 신호를 스스로 꺼버렸다.

이제는 누가 죽을 차례인지, 누구의 이야기가 끝날 차례인지조차 알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지금’은 과연 소중할 수 있을까?


선택할 수 있다면, 당신은 늙고 싶은가

2035년, 병원에서 처음 유전자 치료를 받기 전, 상담사가 묻는다.
“노화를 멈추시겠습니까?”

당신은 망설인다. 68세.
아직은 걸을 수 있고, 아이들과 식사도 한다. 손주를 안을 때 허리가 조금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세상의 변화가 아직은 신기하다.
거울 속 얼굴은 주름지고 머리는 희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당신의 삶이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늙는 건, 내가 살아왔다는 증거 아닌가?”

결국 당신은 대답한다.
“아니요, 저는 늙겠습니다.
제 나이도, 제 주름도, 제 시간도
그대로 살아보겠습니다.”

노화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기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노화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묻는다.
과연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 진짜 행복일까?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하듯이 늙어간다.
사랑이 변하듯, 시간도 얼굴을 바꾸고, 관절의 움직임을 달라지게 한다.
그 모든 변화는 고통이 아니라 기록이다.

주름 한 줄에 웃음이 있고,
흰 머리 한 올에 기억이 있다.
허리가 굽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숙이고, 안아주었다는 뜻이다.

노화를 멈춘 얼굴에는 시간의 흔적이 없다.
그 흔적이 없는 사람은, 어쩌면 사랑도, 아픔도, 후회도 덜 경험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젊음을 멈춘 사회, 늙음을 품은 사람

젊음은 아름답다.
하지만 늙음은 숭고하다.

2035년, 선택할 수 있는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다시 쥐게 되었다.
늙지 않겠다고 말할 수도 있고,
기꺼이 늙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누구의 것도 아닌, 당신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

당신이 걸어온 시간,
당신이 겪은 계절,
당신의 주름과 흰 머리와 굽은 등은,
당신만의 책장이자 일기장이며,
결국은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앞으로 10년 뒤, 노화는 분명히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의 무게는 단순히 ‘젊고 예쁜 외모’를 넘어선다.

그것은 당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때가 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늙지 않는 삶을 선택하겠는가,
아니면 늙어가는 삶을 받아들이겠는가?

그 답은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선택이든,
분명 존중받아야 할 삶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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